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하지만, 특히 겨울이 되면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 변한다. 눈 덮인 도시와 따뜻한 온천, 그리고 신선한 해산물과 따뜻한 라멘 한 그릇은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삿포로의 화려한 겨울 축제, 오타루의 감성적인 운하 풍경, 후라노와 비에이의 드넓은 설경과 따뜻한 온천에서의 힐링까지. 홋카이도의 겨울은 여행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가장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다.
삿포로에서 시작하는 겨울 여행, 눈축제와 미소 라멘
홋카이도 여행의 시작은 보통 삿포로에서 출발한다. 일본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 삿포로는 홋카이도의 중심지이자 겨울철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로 손꼽힌다. 2월이면 삿포로의 대표적인 겨울 행사인 ‘삿포로 눈축제’가 열리는데, 이때 방문하면 거대한 눈 조각들과 얼음 조각들이 거리를 수놓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오도리 공원과 스스키노 거리에 조성된 환상적인 얼음 조각들은 낮에도 아름답지만,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으로 더욱 빛을 발하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삿포로를 찾았다면 미소 라멘 한 그릇을 빼놓을 수 없다. 삿포로는 일본에서도 라멘으로 유명한 지역 중 하나로, 특히 진한 된장 국물의 ‘삿포로 미소 라멘’이 대표적이다. 삿포로 라멘 거리에 가면 작은 라멘 가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데, 가게마다 독특한 스타일의 미소 라멘을 선보인다. 쫄깃한 면발과 깊고 진한 국물의 조화는 추운 겨울날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기에 충분하다.
라멘으로 든든히 배를 채웠다면,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도 양질의 맥주를 생산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며,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서는 홋카이도에서 시작된 맥주의 역사를 배우고 신선한 맥주를 직접 맛볼 수도 있다. 맥주와 함께 홋카이도의 대표 음식인 징기스칸(양고기 구이)을 곁들이면 홋카이도 미식 여행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감성적인 오타루의 겨울, 운하를 따라 걷는 낭만적인 시간
삿포로에서 약 30~40분 정도 기차를 타고 가면 오타루라는 작은 항구 도시가 나온다. 오타루는 홋카이도에서도 특히 감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겨울이 되면 이곳의 운하가 더욱 아름답게 변한다. 오타루 운하는 일본의 옛 정취를 간직한 곳으로, 겨울이면 운하를 따라 가로등이 켜지고 눈이 쌓여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운하 주변을 따라 걸으며 오타루의 독특한 건축물을 감상하고, 중간중간 자리한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오타루 여행의 묘미다. 특히 ‘오타루 오르골당’은 꼭 방문해볼 만한 곳으로, 수많은 종류의 오르골이 전시되어 있고 직접 원하는 오르골을 골라 구입할 수도 있다. 눈이 내리는 오타루의 거리에서 흐르는 오르골 음악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여행자를 낭만적인 기분에 젖게 만든다.
또한, 오타루는 해산물이 맛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삿포로 중앙시장’이나 ‘오타루 삼각시장’을 방문해보자. 이곳에서는 갓 잡은 성게, 연어알, 참치를 듬뿍 올린 해산물 덮밥을 맛볼 수 있다. 따뜻한 일본식 국물 요리와 함께 즐기는 해산물 덮밥은 추운 겨울날 더욱 특별한 경험이 된다.
후라노 & 비에이에서 만나는 홋카이도의 겨울 자연
홋카이도의 자연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후라노와 비에이를 빼놓을 수 없다. 삿포로에서 차를 타고 2~3시간 정도 이동하면 드넓은 설경이 펼쳐지는 후라노와 비에이에 도착하게 된다. 여름에는 끝없이 펼쳐진 라벤더 밭으로 유명하지만, 겨울에는 하얀 눈으로 덮인 아름다운 풍경이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후라노에서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는 유명한 리조트들이 많다. 홋카이도의 파우더 스노우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만큼 질이 좋아,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두 만족할 만한 스키 코스를 제공한다. 만약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지 않는다면, 스노슈 하이킹을 하며 눈 덮인 숲을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비에이는 ‘패치워크의 길’로 유명한데, 이곳은 구릉이 이어지는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특히 겨울에는 끝없이 펼쳐진 하얀 설경과 파란 하늘이 대조를 이루며 장관을 만들어낸다. 또한, 비에이에는 ‘청의 호수’라는 특별한 장소가 있는데, 겨울이 되면 얼음으로 뒤덮인 호수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에이에서 후라노로 이동하는 길에 노보리베츠 온천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홋카이도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 마을 중 하나인 이곳에서는 유황 온천이 유명하며, 하얀 눈이 내리는 노천탕에서 몸을 담그면 추운 겨울이 주는 낭만과 힐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겨울에 떠나는 홋카이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다
홋카이도의 겨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여행이 된다. 삿포로에서의 눈축제와 미소 라멘, 오타루 운하를 따라 걷는 감성적인 시간, 후라노와 비에이에서 만나는 자연의 경이로움까지. 이곳에서의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며 자연과 함께하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홋카이도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그곳에서 맞이하는 겨울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고, 여행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하얀 눈밭 위에서 남기는 발자국처럼, 홋카이도에서의 시간도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